10월 12일 화요일 저녁미사 후 본당신부님의 레지오마리에 단원교육이 있었다. 참석인원은 대충 일요일 저녁 미사 정도?
강의 탁자가 제대 아래 마련돼 겨우 신부님 머리만 보이고, 내가 앉은 자리는 중간이라서 목을 기~일게 늘이고 학목을 하고 바라보고 있는데 친절하게도 얼른 제대 층계로 쑥 올라서시는 바람에 심부님 키가 높아지고 눈이 시~원해졌다.
'가장 부담되고 힘든 것이 강의'라는 말로 시작된 강의는 ㅡ신부님의 주특기ㅡ초반 현란한 유머(재래식 화장실 에피소드가 단연 압권)와 구성진 몸개그로 폭소를 자아냈으며, 간단한 손동작으로 화합한마당이 되었다. 덥혔다 식혔다하는 사이사이 던지는 신앙 말씀은 야곰야곰 스며들어 따뜻하게 가슴을 꽉 차게 만들었다. 쨍하는 한여름 태양 말고 요즘 고들고들한 햇살처럼``````. 강의가 힘들다고 한 건 순전 엄살같다. 고수다.
돈 없는 노총각(?), 술 좋아하고, 남부배차장 자장면집 아들이었고, 화장실에서 책 많이 읽고,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을 소개한ㅡ 참으로 소탈하고 구수한 괴짜(?) 신부님을 우리는 즐기게(?) 될 거 같다.
다음은 너무 웃음이 길었던 사람들은 자칫 놓칠 수도 있었던, 하지만 신부님이 또랑또랑하게 말씀하신 내용을 옮겨본다.(웃음 뒤엔 꼭 핵심이 나온다. )
영혼의 첫자리에 하느님을 모시자.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당신의 외아들을 우리 구원을 위해 바칠 정도로.
최윤희가 하느님을 알았다면?
사랑은 머물러서는 안 돼ㅡ하느님의 뜻에 따라 실천하는 사람만이 영원한 생명을 얻고 채워주신다.
하기 싫은 일이 종종 하느님의 뜻
신앙은 도박이다(파스칼)
이웃사랑은 마지막 심판의 기준
어떻게 사랑할까? 첫째; 모두를 사랑하자.
둘째; 원수까지도 사랑하자.
셋째;구체적으로 사랑하자.
넷째; 끝까지 사랑하자. ( 내 이기적이고 강퍅한 존재의 부끄러움이여!) 신부님의 끈질긴 스키봉사 체험담.
외로우신 성모님을 묵상하자. 십자가 아래 죄인으로 죽은 아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성모님도) 처절한 순간.
예수님을 잃고(육신적 어머니) 우리의 어머니(정신적 어머니)로 부활하신 성모님.
고로 피에타(미켈란 젤로)는 가장 비극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장면.
예수님처럼 우리가 마지막으로 안길 곳은 성모님의 품.
성모님을 본받아 예수님을 낳아드리자.( 내가 세상 안에 또 다른 예수가 되어)
성모님을 우리 가정에 모시자.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상을 자막만 보았고 (어차피 영어를 못 읽으니까(신부님 말씀)) 서광사에서 나온 <마리아 하느님의 투명>과 안셀름 그륀의 <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라는 책을 소개해 주셨다.
시간이 금방 갔다는 신부님의 말씀대로 7시부터 시작해 2시간이 정말 눈깜짝할 새 지나가버렸다. 하하호호 웃음꽃도 만발했고 불꽃놀이 불꽃처럼 탁탁 터지는 영혼의 울림과 감동도 있었다. 신부님께선 멋지게 우리에게 공을 넘기셨고ㅡ.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지?